그냥일기/20142014. 11. 30. 22:03

다들 그렇듯, 출근시간은 매우 바쁘다.

이것은 내가 어린시절부터 그렇게 보아왔다.

어머니 아버지의 출근시간은 무조건 바빴다. (부모님이 바쁘셨던 것은 사실 자식들 탓이지만)

어릴때는 누나의 등교 준비도 매우 바빴다.

나이먹고 나도 출근이라는 것을 해보니까 역시 바쁘다.

역시 출근시간은 바쁜 시간인 것이다.

 

그러면 안 바쁘도록 일찍일어나면 되지 않느냐 할텐데 그게 그렇지가 않다.

일찍 일어날 수 있느냐 하면 그건 또 가능은 한데 불가능하기도 하고, 될것 같은데 그건 좀...싶은 그런게 있다.

물론 그냥 일찍 일어나기 싫은것에 가깝다.

 

다들 그렇듯, (다들 안그럼) 알람은 맞춰놓되 맞춰놓은 시간에서 +10분, +15분 하는 재미가 있다.

일어나서 다시 자는 그 느낌은 참으로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이런 제길, 또 아침이라니...오분만 더 자야징♥'

이런 오묘한 기분...

 

그러다보면 어느새 출근준비를 해야만 하기 때문에

'더 자야징♥'스킬('스누징'이라고도 함)을 더이상 쓰지 못하는 시간이 온다.

 

---여기까지는 그냥 잡설, 이 아래로는 오늘 겪은 일이다. ---

 

나는 직업과 직책의 특성상 주말에도 출근을 하는데 오늘도 역시 스누징을 두번정도 쓰면서

다시 한번 잠드는 기쁜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핸드폰의 처음 알람은 06:30,

눈은 살짝 뜨지만 다시한번 알람이 울릴것을 알기에 살짝 터치만 해주고 다시 잠드는 시점이다.

1차 스누징 타임은 06:40,

눈은 살짝 뜨지만 다시한번 알람이 울릴것을 알기에 살짝 터치만 해주고 다시 잠드는 시점이다.

2차 스누징 타임은 06:45,

이제는 정말로 일어나서 출근준비를 해야만 하는 시간이다.

1차와 2차 스누징 사이의 시간은 고작 5분, 이 때 사건이 발생한다.

 

분명 06:40을 확인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알람때문에 잠이 깬 것은 06:45,

이제는 어쩔수 없이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한다.

07:00에 딱 맞춰서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 15분은 매우 바쁜 시간이다.

평소와 다를것 없이 이것저것 주섬주섬 챙기면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뭐 사실은 전날 밤에 다 준비를 해두기 때문에 씻고 옷만 입으면 되는데 그것조차도 바쁠정도로 타이트하게 일어나는거고

아무튼 엄청난 속도로 씻고, 옷을 입고, 챙겨서 나가려는 찰나, 창문으로 갑자기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창문으로 부른 순간 꿈임을 알았어야 했다. 멍청한 자식)

이 분이 왜 여기에 계시지하면서도(그럼에도 누구인지는 기억안남) 부르시기에 가보았더니

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매우 사소한 어떤 일을 시키셨다.

바쁘지만 뭐 그냥 해드렸는데, 문제는 다른분이 또 창문으로 나타나서 또 무언가 사소한 것을 시키셨다.

미련하게 그걸 또 했다.

마음은 초조하게, 하지만 얼굴은 밝은척.

이정도면 뭐 괜찮다 싶은 시간에 문을 나서려는데 또 누가 불렀다. 또 뭘 시키고 또 했다.

그걸 서너번은 한 것 같다.

 

아 젠장 늦기 직전이야, 라고 생각한 순간 알람이 울렸다.

그리고 깨어났다.

으잉? 뭐야, 꿈이네...

하고 시계를 보니 06:45였다.

거참 희한한 꿈이네 라고 생각하며 어쩔수 없이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하는 시간이다.

07:00에 딱 맞춰서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에 이 15분은 매우 바쁜 시간이다.

뭐 사실은 전날 밤에 다 준비를 해두기 때문에 씻고 옷만 입으면 되는데 그것조차도 바쁠정도로 타이트하게 일어나는거고

아무튼 엄청난 속도로 씻으려고 옷을 벗는 순간 누군지 모르겠지만 어떤 여성이 들어왔다.

(이미 이 시점에 꿈인걸 알았어야 했다. 이디엇 ㅉㅉ)

나는 내 몸을 가리며 돌아섰는데 왜 백허그를 하신거죠...??

이건 뭐 내 성향이 꿈에 반영된건가;;

아무튼 어찌어찌해서 그 여성을 내보내고(방법은 기억안남)

또다시 출근 준비를 마무리하고 나가려는 찰나 창문에서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아까 꾼 꿈이 예지몽인가 생각하면서 아무튼 그가 시키는 사소한 일을 했다.

그러다보니 지각을 하게 생겼다.

 

아 이런 젠장이라고 생각하며 문을 나서는 순간...

또 알람이 울렸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나를 감지했다.

...

...

설마 또 꿈이야?

이러며 시계를 보았다. 06:45...

아 소름...

5분간 자면서 그 사이에 꿈을 꿨는데

꿈속에서 깨어나보니 꿈이고 거기서 또 깨어나보니 현실인 그런 현실

 

분명히 자고 일어났는데 잠들기전보다 훨씬 피곤했다.

 

이런 젠장

그래 어쩔수 없이 또 출근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창문에서 나를 부르는 사람도,

나체의 남성을 껴안아주는 여성도 없었다.

다시 한번 알람이 울리는 일도 없었다.

그렇게 오늘 밤에 이르게 되었다.

아마 지금은 현실이겠지. 제발 꿈이 아니길

꿈이면 차라리 깨지마...빡치니까

 

오늘 하루만에 출근 준비만 세번했다.

근데 슬픈건 내일이 월요일이라는 것이지.

 

인셉션은 실제로 가능하다.

무한한 출근준비도 어쩌면 가능할 듯.

개인적으로 인셉션을 겪어보고 싶긴 했지만 출근셉션이라니 이건 지옥이다.

만약에 다음에 또 이렇게 꿈속에 꿈 이런걸 겪어야 한다면 퇴근셉션이나 월급셉션으로 해줘.

 

오늘 밤에는 팽이를 돌려보고 자야겠다.

Posted by S옹이